러시아 외교특사 한국 입국, '역대급 특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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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담긴 이슈

러시아 외교특사 한국 입국, '역대급 특혜' 제시

by 책상위 커피잔 2022. 4. 22.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인 치열한 이 시기에 러시아 외교관이 한국을 방문, 정부 관계자와 중요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한국 쇄빙선에 대해 예외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러시아 미래를 결정지을 프로젝트에 한국 쇄빙선이 꼭 필요한 상황, 한국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파격적인 약속까지 러시아는 제안했다고 하는데, 포스팅을 통해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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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그 사이에 놓인 한국 기업들은 애꿎은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했습니다. 특히 서방세계 편을 선택한 한국에 대해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단행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봐야 했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는 수출 금지 및 제한 품목을 상정해 주요 국가에 대한 경제 압박에 들어갔습니다. 한국 역시 러시아의 경제제재의 대상이 되는 국가였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지정한 수출 금지 품목은 총 219개, 제한 품목은 281개가 해당되었으며, 그중에서도 주요한 항목인 반도체 소자와 전자 직접회로는 수출 금지 대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러시아에선 "제품 및 원자재의 러시아 내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 방지"를 위해 일부러 금지 및 제한을 둔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동맹국에서는 따로 금지 및 제한 조치에 들어가지 않아 어디까지나 러시아를 따르지 않은 국가를 향한 '보복성 조치'인 것이 드러났습니다. 대금 지불에 있어서도 '루블화'지불을 고집하며 이미 계약되어 있는 약속을 어기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협회로 진정을 보낸 138건 중 81건이 대금 결제와 관련된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건은 이미 지급했으나 대급 지불을 미루는 것에서 발생한 문제로, 러시아 루블화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 루블화로  대금을 받으면 제값을 받을 수 없기에 한국기업들은 달러나 원화로 대금을 지불할 것을 요청한 반면, 러시아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며 루블화 지불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나프타'의 경우 러시아에서 대부분의 물자를 수입하기에 다른 나라 업체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물량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러시아를 설득해 루블화 대신 다른 결제 수단으로 지불하기를 요청했지만,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 '루블화'지불을 강권하는 입장에서 러시아 기업들 역시 루블화로 모든 대금을 지불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심지어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는 한편 에너지와 첨단 기술 관련 재료 수출 제한만이 아니라 식량까지도 수출에 제동을 걸겠다고 밝히면서 식료품 산업에도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단호하게 나오는 러시아의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는데, 일부만이라도 제한을 풀거나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달라는 제안에도 러시아는 요지부동으로 자신의 정책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최초로 러시아의 고집을 꺾은 일이 발생했는데, 러시아가 한국에 대해서만 예외를 둔 것이었습니다. 

러시아가 급하게 대금을 지불하면 물건 수령에 나선 것은 바로 한국산 쇄빙선이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러시아로부터 발주받은 쇄빙선은 러시아가 루블화 지급을 고집하면서 한국에 묶여 있었는데, 러시아가 어떤 방식으로 대금을 지불했는지는 모르지만, 대금을 모두 납부한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그리고 다급하게 러시아는 쇄빙선 2척을 본국으로 인도해 갔습니다. 2019년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쇄빙 원유운반선 2척을 의뢰받았습니다. 건조 대금은 1억 6천만 달러(한화 약 2천억 원)로 순조롭게 완성된 쇄빙선은 우크라-러시아 전쟁이 아니었다면 일찍 러시아에 인계되었을 운명이었으나 러시아가 서방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으면서 거래가 중단되었고 스위프트(SWIFT)에서 러시아가 배제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돈을 받을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더불어 러시아가 한국과의 교류를 끊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하면서 이미 지은 선박을 러시아가 인계하지 않으면 한국 조선은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대금을 마련해 한국에게 지급하면서 배를 가져가려고 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러시아 외교관이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대금 지불에 관한 방법과 인계 방식에 대해서 정부와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타스(TASS) 통신에 따르면 인천 공항으로 입국한 러시아 외교관이 한국 쇄빙선 항목에 한해서 '금수조치'를 해제할 것을 약속했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 조선사들이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액화 천연가스(LNG) 선을 비롯 쇄빙선 관련한 품목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제한을 해제할 것이며, 대급 납부 역시 루블화가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지불할 것을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왜 러시아는 다른 품목들을 다 제쳐 두고 한국의 쇄빙선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고 한 것일까? 그 이유는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북극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한국 쇄빙선

'북극 프로젝트' 

러시아의 주요수입원은 막대한 천연가스와 석유입니다. 유럽을 향해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이유도, 미국을 상대로 강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모두 천연가스의 존재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수의 천연가스 공급원이 고갈되고 있었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는 새로운 천연가스 지대를 탐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러시아는 북극 주변 지역에서 새로운 천연가스 지대를 발견하게 되는데, 야말반도 인근에 위치한 곳과 기단반도에 위한 곳에 있는 천연가스 자원, 이 두 곳이 자원 개발의 최적 지역이었고 이곳을 파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러시아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바로 이 지역이 유난히도 두꺼운 얼음에 뒤덮여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유조 운반선으로 물에 빠지거나 기능을 정지할 가능성이 높아 이 지역에서 문제없이 운항할 수 있는 쇄빙선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러시아의 특수한 조건을 버텨내고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쇄빙선은 오직 한국에서만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의 쇄빙선은 방한 설계는 물론이고 선박의 앞과 뒤, 양방향으로 쇄빙 작업이 가능한 추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영하 52도 이하의 극한 상황에서 두께 2m가 넘는 얼음층을 깨고도 무사히 운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수준인데, '북극 프로젝트'는 극한 조건인 이 지역의 천연가스 개발을 위해 러시아가 필사적으로 수억에 달하는 돈을 투입하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프로젝트로, 향후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짓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의 쇄빙선이 꼭 필요했습니다. 그렇기에 러시아가 한국의 다른 제품들은 수출 및 수입금지를 했어도 쇄빙선만큼은 예외를 두어서라도 확보를 해야 했던 것입니다. 

'북극 프로젝트' 가운데 '아틱-2 프로젝트'는 1980만 톤에 이르는 LNG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 중인 프로젝트로 쇄빙선 외에도 러시아는 43억 달러에 이르는 기자재를 삼성중공업에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한국이 지원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북극 개발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쪽 진출 루트가 완전히 봉쇄된 러시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북극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며 있는 돈을 다 투자하고 있는데, 천연가스 개발은 물론이고 북극항로 및 거점기지 개발에도 열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북서쪽 카라 해협에서 동쪽의 추코트카 지역까지 이어지는 북극해 항로(Northern Sea Route)는 물류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동방에서 서방으로 물류를 전달하는 데 있어 길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에 많이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북극해 항로

 

다만 문제는 북극항로에 산재해 있는 유빙들과 두꺼운 얼음으로 물류를 실은 거대 선박이 이 모든 어려움을 뚫기에는 불안한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를 위해 쇄빙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자체 개발한 쇄빙선을 투입, 많은 국가들이 북극항로를 이용하길 권했지만, 러시아산 쇄빙선은 오랜 기간 추위에 버티며 많은 물량을 감당할 기술력이 없었기에, 한국에 매달려 쇄빙선 기술을 이전받거나 많은 양의 쇄빙선을 구입해야 할 처지입니다. 러시아 원자력공사(Rosatom) 대표는 북극 항로의 이용을 위해 2030년까지 고성능의 원자력 쇄빙선 2척, LNG 동력 쇄빙선 4척을 구매할 것으로 밝혔으나, 파산지경까지 몰린 러시아가 이 정도 규모의 배를 구입할 능력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

러시아는 다급한 현 상황을 인지하고는 친러 관계 정상화와 과거 한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상기시키며 쇄빙선 독점 계약권을 한국에게 주겠다는 제안까지 했다고 하는데, 과연 러시아가 자존심을 굽히고 한국에게 고개를 숙일 수 있을지 향후 러시아의 태도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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